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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친화사회로 전환하려면 / 내일신문 (2024-03-08)

  • 분류기고
  • 담당부서대외협력실
  • 작성자곽지현
  • 등록일2024-03-08 00:00
  • 연락처053-718-8293

[경제시평] 출산친화사회로 전환하려면


2023년도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이 0.72명을 기록했다. 올해는 0.6명대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출산율 0.6명은 1세대 후에는 30%, 2세대가 지나면 9%로 인구가 줄어든다는 뜻이다. 전쟁이나 전염병이 없는 일상에서 나온 수치로 인류역사상 전례 없는 일이다. 이대로 가면 우리 인구가 2090년에는 450만명으로 줄어들며 국가소멸의 위기를 맞을 수 있다.


출산 기피는 우리만의 문제는 아니다. 경제발전과 소득증대로 생활여건이 개선된 사회에서 저출산은 일반적인 현상이다. 출산장려책을 통해 성공적으로 대응한 해외 사례를 살펴보며 향후 대책을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


출산 기회비용 줄이고 기대이익 늘리는 정책 필요


먼저, 출산에 대한 경제적 기회비용은 줄이고 기대이익은 늘려 출산친화적 의사결정을 유도하는 정책이 있다. 출산장려금 지급, 난임시술 지원, 육아휴직 시행, 보육인프라 확충 등 금전적 지원과 출산환경 개선을 함께 추진한다. 개인은 경제적으로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며 직접적 출산지원 정책은 세계적으로 가장 효과적인 시책으로 인정받고 있다. 다만 지원규모가 적을 경우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며 다른 복지제도처럼 지원액을 계속 올려야 효과가 지속되므로 국가 재정에 막대한 부담으로 작용한다.


결혼 출산 육아로 이어지는 가족제도 자체를 재구성하는 방법도 있다. 많은 유럽 국가에서는 싱글맘(대드), 동거커플 등 ‘미혼 또는 비혼’인 가정에서 태어난 아이도 ‘결혼 부부’ 경우와 동일하게 보호한다. 합계출산율 1.8명인 프랑스는 65%에 이르는 비혼출산 덕분에 적정 출산율을 유지하고 있다. 우리의 비혼출산 비중은 2.5%로 매우 낮지만 비혼출산을 권장하기에는 아직 정서적 장벽이 높다. 그래도 가족제도에 대한 인식을 전향적으로 바꿔 나갈 필요가 있다.


파격적인 방법으로 ‘이민수용’도 있다. 국내 체류외국인은 220만명, 외국인과의 국제결혼은 연간 1만7000건(전체결혼의 약 8.9%)이다. 수많은 외국인이 우리와 같이 살고 노동력을 공급하며 국민경제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하지만 일정기간 머물다 돌아가는 유학생이나 산업연수생과 달리 국내에 영구 체류하는 이민자를 받아들이면 상당한 사회적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 이민수용은 국민 일반의 수용성을 감안한 사회적 합의가 있어야 한다.


최근 핀란드를 비롯해 임신 및 육아 제도가 잘 갖춰진 북유럽에서 출산율이 하락했다. 코로나19 유행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불안감의 여파로 젊은이들이 출산을 미루고 있다고 한다. 미래에 대한 불안심리는 출산 여부를 결정적으로 좌우하는데 사회문화적 환경에 영향을 받는다. 여전히 우리사회에 만연한 과도한 경쟁의식, 직장중심 문화, 가부장적 귄위주의는 저출산의 요인으로 지목된다. 경제성장을 위해 과도한 경쟁 속에서 가정보다는 일 중심으로 살아온 결과 젊은이들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잃어가며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게 된 것이 아닌지 돌아보아야 한다.


사회문화를 일·가정 양립하는 출산친화적으로 전환해야


우리나라는 1984년 1.7명으로 저출산 사회에 접어든 이후 지난 40년 동안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반전은 없었다. 저출산은 이처럼 뿌리깊다. 그러나 저출산 극복에 성공한 해외의 사례를 참조하며 제도적 개선과 실천적 노력을 결집하면 해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출산과 육아에 대한 국가의 재정적 지원을 확대하고 전통적 가족제도를 새로운 시대에 맞게 보완해 우리 모두가 밝은 미래를 꿈꿀 수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우리 사회문화를 일과 가정이 함께하는 출산친화적으로 대전환해야 한다. 필자가 일하는 직장의 경우 유연근무 의무화, 임신기 휴가 확대, 만 5세 자녀까지 육아시간 확대 및 남성 육아장려제를 도입하고 인근직장 공동 어린이집을 신축했다. 젊은이들이 마음 놓고 출산과 자녀 양육의 기쁨을 누리며 활기찬 직장 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우리의 모든 역량을 모아야 할 때다.


전윤종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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