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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민족주의' 시대가 오고 있다 / 내일신문 (2024-01-24)

  • 분류기고
  • 담당부서대외협력실
  • 작성자곽지현
  • 등록일2024-01-24 00:00
  • 연락처053-718-8293

[경제시평] 'AI 민족주의' 시대가 오고 있다


새해에도 세계인의 이목은 '전자·가전박람회(CES)'와 '세계경제포럼(WEF)'에 쏠렸다. 디지털 혁신 기술의 경연장인 CES나 전 인류적 지성이 결집한 WEF 모두 인공지능(AI)이 핵심주제였다.


CES2024는 마치 AI 독무대 같았다. 행사 주제가 '올 투게더. 올 온(All Together. All On)'이었는데 현장 분위기는 'AI-On'으로 보였다. 기조연설에 나선 팻 겔싱어 인텔 대표는 AI를 인터넷에 비유하며 거대한 파급력을 예고했다. 독일 보쉬사의 보안카메라에 AI 기술을 탑재한 '총기 감지시스템', 미국 존디어사의 작물을 적정 깊이로 알아서 심는 'AI 농기계', 삼성전자의 AI 집사 로봇의 '개인맞춤형 서비스'를 보면서 관람객들은 AI 대세론에 빠져들었다.


산업전반의 혁신 이끌어 세계인 이목 사로잡은 'AI-On'


사막에 자리잡은 유흥과 레저의 도시 라스베가스에서 개최된 CES가 AI가 개척하는 기술적 유토피아에 열광한 반면, 만년설로 둘러싸인 심심산골 다보스에서 열린 WEF는 생각 많은 수도승처럼 인공지능에 대한 기대와 우려의 번민을 거듭했다. '챗GPT의 아버지' 샘 알트만은 학습과 노동을 돕는 AI의 유용성과 함께 인공지능에 대한 통제 필요성도 인정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사탸 나델라 대표는 AI에 대한 긍정론과 더불어 산업표준 도입을 위한 국가적 노력을 강조했다.


세계 정상들도 AI 논의에 가세했다.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은 AI에 대한 유럽 차원의 투자를 역설했고, 중국 리창 총리는 AI가 개도국 발전에 기여해야 하며 자국 여건에 부합토록 설계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글로벌 기업 CEO, 세계적 석학, 정상급 정치인들이 함께한 다보스에서 지정학적 측면의 AI가 드러나는 것을 보며 영국의 이안 호가스가 2018년 주창한 'AI 민족주의(AI nationalism)'가 떠올랐다. 과거에는 언어나 영토가 주권의 상징이었다면 미래에는 AI 역량이 국가 존속의 선결요건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인공지능 주권(AI sovereignty)은 AI산업뿐만 아니라 후방의 데이터 산업 및 전방의 수요 산업을 망라하는 AI산업 생태계 전반의 혁신을 통해 확보된다. 첫째, AI산업은 클라우드 인프라 확충, 거대언어모델(LLM)과 같은 파운데이션 모델의 개발·보급, 다양한 어플리케이션 서비스의 확산이 중요하다. 둘째, 데이터의 수집·가공·분석 및 거래가 활성화되어야 한다. 과거의 자원은 석유라면 미래의 자원은 데이터로 정의된다. 데이터는 그 자체가 산업인 동시에 AI의 동력원이다. 셋째, 제조 금융 통신 공공 등 전방산업 전반에 데이터로 무장한 AI가 도입돼야 한다. 기계적 자동화 수준을 넘어 서류작성부터 현장작업까지 AI를 능숙하게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AI 주권이 가장 앞선 국가는 미국이다. 'AI 이니셔티브' 정책, 구글·MS 등 빅테크와 오픈AI를 비롯한 신생기업이 조화롭고 강력한 AI 생태계를 만들었다. 중국은 'BAT(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를 앞세워 미국 못지 않은 기술적으로 완결된 생태계를 갖추었다. 프랑스와 인도는 '미스트랄'과 '크루트림'이라는 자국 거대언어모델을 통해 생성형AI의 국가적 독립을 주창하고 있다.


데이터와 AI 수요산업 전반에 기술개발과 산업적 활용 서둘러야


우리는 절대적 경쟁력을 갖춘 전방산업은 물론 공공과 민간의 데이터도 풍부하며 한글로 운영되는 검색엔진과 거대언어모델도 보유하고 있다. 이처럼 구색은 맞추고 있는 듯 하나 AI 생태계 전반에 걸쳐 자기완결적인 기술력을 갖췄는지는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 예를 들어 반도체를 세계 최고로 만들 수 있더라도 소재와 장비를 특정국에 의존하면 반도체 주권은 위협받을 수 있다.


산업화 정보화를 넘어 AI시대 진입하면서 기술적 주권의 전략적 가치가 두드러지고 있다. 글로벌 기업이 사다리를 걷어차버렸을 때도 AI생태계가 흔들리지 않도록 데이터와 AI 수요산업 전반에 기술개발과 산업적 활용을 서둘러야 할 때다.


전윤종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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