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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혁파, 뉴노멀시대 혁신의 발판 / 내일신문 (2021-05-20)

  • 분류기고
  • 담당부서
  • 작성자강명주
  • 등록일2021-05-20 00:00
  • 연락처053-718-8465

[경제시평] 규제혁파, 뉴노멀시대 혁신의 발판 / 내일신문 (2021-05-20)

미국의 운전규정은 우리나라와 사뭇 다르다. 예를 들면 유턴 금지표시가 없으면 어디서든 유턴이 가능하다. 미국은 ‘네거티브’ 규제로 원칙적으로는 허용하고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을 정해놓은 반면 우리나라는 ‘포지티브’ 규제로 원칙적으로는 금지하고 할 수 있는 사항을 정해놓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방식마다 장단점이 있지만 새로운 기술과 정책을 신속히 도입하는 데는 네거티브 규제가 유리하다. 실리콘밸리에서 자율주행, 차량·숙박 공유, 원격의료, 핀테크 등의 혁신기술이 탄생할 수 있었던 것은 우수 연구인력뿐만 아니라 네거티브 규제 덕이라 할 수 있다. 규제 걱정 없이 신기술을 개발해 시장에 내놓을 수 있는 환경이라 연구자들이 연구개발에만 집중할 수 있었고, 우버 에어비앤비 페이스북 구글 등의 혁신기업들이 탄생할 수 있었다.

속도전 필요한 4차산업혁명시대 살아남기 위해서는

우리나라에서 새로운 개념의 제품·서비스를 개발해 시장에 출시하려면 우선 법·제도에 문제가 되지 않는지 확인해야 한다. 규제를 피하려면 혁신적이면 안된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반면 중국은 네거티브 규제를 도입해 기술혁신을 촉진하고 있다. 안면인식 등 인공지능(AI) 기술이 세계최고 수준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중국정부의 지원도 있지만 네거티브 규제 덕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스타트업 기업들이 맘껏 신기술을 개발하고 시장에서 테스트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20년 말 기준으로 중국의 유니콘기업(기업 가치 10억달러 이상인 비상장 스타트업) 수가 118개로 미국(243개)에 이어 세계 2위인 것이 이를 방증한다.

VUCA(Volatile Uncertainty Complexity Ambiguity, 변동적이고 복잡하며 불확실하고 모호한 시대)로 대표되는 4차산업혁명, 디지털전환 시대에는 기술융합을 바탕으로 새로운 가치창출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야 경쟁력이 있다. 다양한 가능성을 신속하게 검토하고 개발·보완 후 제때 시장에 내놓아야 그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타임 투 마켓’(Time-to-Market)이 중요한 환경이다. 이를 위해 가장 필요한 ‘속도전’을 방해하는 것이 규제다. 물론 규제라는 것도 다 필요성이 있어서 만들어진 것이지만 이런 혁신경쟁을 방해하는 것이라면 곤란하다.

포지티브 규제를 시행중인 세계 각국은 ‘규제 샌드박스’ 제도로 문제점을 보완하고 있다. 영국에서 2016년에 핀테크를 위해 최초 도입한 이래로 싱가포르 호주 캐나다 프랑스 일본을 포함한 세계 50여개국이 운영 중이다. 우리나라도 2019년 도입해 가정용 수제맥주 제조기, 스마트폰 전자고지서, 모바일 운전면허증, 도심지역 수소차 충전소, 공유미용실, 자율주행 배달로봇, 택시 동승자 매칭 서비스 등 실생활에서 활용되는 신규 제품과 서비스 등의 출시에 기여했다.

‘속도전’에서 R&D도 예외가 될 수 없다. 오히려 더 중요하다. 규제로 인해 연구자가 기술개발을 자유롭게 하지 못한다면 속도에서 뒤쳐질 수밖에 없다. 급변하는 기술·시장 환경에서 추격형(Fast Follower)이 아닌 선도형(First Mover)으로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고, 시장이 요구하는 R&D를 하려면 환경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상황에 맞는 목표변경, 연구파트너 변경과 자유로운 예산집행 등이 가능해야 한다는 뜻이다.

다행히 정부는 제2의 규제 샌드박스라 할 수 있는 ‘R&D 샌드박스’ 제도를 2020년 말 도입했다. 이 제도는 국가R&D 사업에서 우수한 성과를 낸 연구기관들에게 R&D 규제를 완화하고 연구자율성을 대폭 부여한다. 이럴 경우, 연구기관은 행정 부담을 덜고 외부환경 변화에 빠르고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어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R&D 성과를 낼 수 있다. 자유로운 환경에서 창의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법이다.

R&D 샌드박스가 제2의 규제혁파 원동력 되길

코로나19로 인한 뉴노멀(new normal) 시대에 위기 속 새로운 성장기회를 찾기 위해 각국은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방향뿐 아니라 속도가 중요한 시대에 혁신의 걸림돌인 규제를 없애 빠른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는 사회 시스템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런 시스템이 우리나라 사람들의 ‘빨리빨리’ 특성과 맞물린다면 기술의 속도전에서 굉장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다. R&D 샌드박스가 제2의 규제혁파의 원동력이 되어 새로운 혁신을 촉진시키길 바란다.

정양호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원장

자료 : http://www.naeil.com/news_view/?id_art=386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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